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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각

나는 김태원식 감동이 좋다.





사진=MBC / 위대한 탄생-스타오디션



우연히 <위대한 탄생>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.
tv에는 관심도 없고 이런 오디션류의 프로는 더더욱 별로여서 금방 다른 채널로 돌리려 했지만, 
김태원의 한 마디가 나를 붙들었다.

"손진영의 인생에는 후렴만 있다. 하지만 1, 2절이 있기에 후렴이 더 아름다운 것이다. 
 앞으로 살면서 1, 2절을 만들어라. 당신의 후렴은 누구보다 아름답다."

이 말을 듣고 그 날의 방영됐던 <위대한 탄생>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보기했다.


나는 김태원식 감동이 좋다. 
상투적일지는 모르겠으나 그 '흔함'은, 다른 어떤 연출보다 큰 마음의 울림으로 대중에게 어필한다.

예상을 깬 멤버 구성. 
-기사를 찾아보니 공포의 외인구단이라 불리더라. 그 별명으로 단번에 상황이 짐작됐다. - 
심사 중간마다 이따금씩 흘리는 조언들.
위암 수술을 딛고 강행한 콘서트.
합격자가 아닌 탈락자를 무대에 올리는 반전.

요소요소마다 대중의 눈길을 끄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.
그것도 그가 언제나처럼 말하는 '아름다운' 방향으로.


잘하는 사람이 뽑히는 것은 당연하다. 
나도 안다. 대중도 알 것이다.
그러나 예측 가능한 당연한 결과보단 드라마틱한 반전이 더 기대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.
멘토에게 선택받는 것조차 어려웠던 인물들이 점차 발전하고 단계를 밟아 올라선다는 것.
흡사 미운 오리새끼가 아름다운 백조가 되는, 그 놀라운 성장과정을 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즐거움은 짐작이 힘들 정도다.

사실 이같은 반전이 우리가 인생을 사는 묘미이고 
이러한 반복되는 패턴의 오디션류 프로그램이 식상함을 탈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출구 아니겠는가. 
이 점은 또한 방송사가 내건 '위대한 탄생'이라는 타이틀에 보다 어울릴 것이고 말이다.



김태원, 그가 습관처럼 내뱉는 '아름다움'의 주문은 이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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